헌터x헌터 리메이크
오타쿠들 사이에서 메이저로 불리는 헌터x헌터를 이제야 봤다. 전부터 존재는 알고 있었으나 왜인지 그리 호기심이 생기지 않아 언젠간 보겠지 하며 미뤄뒀었다. 어쨌든 결론부터 말하면 아주 아주 아주 아주 재밌었다... 이 재밌는 걸 왜 이제야 봤나 싶지만 그래도 지금부터라도 잔뜩 즐겨야겠다 싶은 마음이다.
헌터헌터 팬들 사이에서는 리메이크보다 구작이 훨씬 명작이라는데, 나는 관련 정보 없는 상태로 넷플릭스에서 이를 처음 접했기 때문에 리메이크 버전을 먼저 보게 되었다. 구작에서 다크판타지의 매력이 훨씬 잘 드러난다고 하는데, 세상 쫄보인 나에겐 리메이크를 먼저 본 게 그리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리메이크 버전 보면서도 이미 중간중간, 특히 중후반부 보면서는 충분히 무서웠기 때문... 작화가 확실히 구작에 비해 아쉽긴 했지만, 내 최애로 등극한 키르아는 리메이크에서도 꽤나 괜찮았기 때문에 만족했다. 리메이크 파트 6까지 다 본 현재, 구작, OVA, 극장판 등으로 넘어가기 전 잠시 현실로 돌아오는 시간을 가질 겸, 리메이크 먼저 곱씹어 볼 겸, 파트별 후기를 써보고자 한다.
헌터x헌터 리메이크 PART 1 후기
초반 ~ 1차 시험
헌터x헌터의 첫 번째 파트에서는 고래섬에 살던 곤이 아버지 진을 좇아 헌터가 되기 위해 헌터 시험에 응시하는 내용이 주가 된다. 그 과정에서 레오리오, 크라피카, 곤을 만나며 동료애를 쌓고, 여러 과정을 거치며 헌터로서의 자질을 점차 쌓는다.
솔직히 초반부터 몰입도가 엄청 높지는 않았다. 헌터x헌터가 나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봤다면 느낌이 당연히 달랐겠지만, 이전에 본 다른 애니메이션들에 비해 세계관이나 메인 캐릭터들이 엄청난 차별성을 갖고 있는 느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추가로 크라피카 발음이 좀 독특하길래 그게 사알짝 거슬렸었다. 일알못이기 때문에 잘은 모르지만 가끔 발음이 너무 과하다 싶어 적응하기 전에는 원래 저게 맞나…? 하는 생각이 종종 들었음
본격적으로 흥미를 끌었던 캐릭터는 히소카였다. 헌터 시험 시작 전 대기 중일 때 딱 봐도 강한데, 제정신은 아닌 놈이겠구나 싶어서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반면 제일 흥미가 안 갔던 캐릭터는 35수생 통파. 통파는 관상 보고 당연히 시험 초반에나 주인공 무리랑 말 좀 섞고, 그 이후에 큰 주목 못 받은 채로 떨어지겠다 싶었는데, 꽤나 시험 중반에 비중이 있어서 불호였다ㅋㅋㅋㅠㅠㅠ 정말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코가 네모인 캐릭터를 별로 안 좋아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금방 헌터 시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1차 시험의 합격 조건은 시험관인 사토츠를 따라 2차 시험 장소까지 도착하는 것이었다. 전반부인 터널에서는 사건이 많진 않았지만 주인공 4인방, 특히 그중에서도 곤과 키르아, 크라피카와 레오리오가 서로 대화하며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아주 의미 있었다고 본다. 와중에 예상보다 빨리 떨어졌던 건 데이터 애호가였던 187번 니콜이다. 시험 시작 전에 통파한테 깐족거리면서 멘트 좀 하길래 그래도 좀 더 살아있겠구나 했는데 피지컬 이슈+통파의 공작질로 터널도 통과 못 하고 떨어져 버려서 아쉬웠다. 통파보단 니콜이 훨씬 흥미로웠는데!!
지하터널을 탈출한 뒤 시험이 끝난 줄 알았지만 아직 누메레 습지가 남아있었다. 나름 이런 저런 마수들도 나오고, 지하 터널에 비해 훨씬 다양한 장면들이 연출되었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들과 히소카가 처음으로 제대로 접촉하게 된다. 레오리오는 도망가는 게 성격에 안 맞아서 히소카랑 맞붙고, 곤은 그런 레오리오 도와주려고 같이 싸우는데, 와중에 튀어버린 크라피카가 의외였다. 이전 장면들 봐선 같이 다니던 동료가 발걸음을 멈췄는데도 그렇게 쏠랑 가버릴 캐릭터 같지는 않았어서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여전히 궁금한 부분이긴 하다..) 차라리 이미 멀리 가버려서 레오리오 돌아온 걸 몰랐으면 말이나 안 하지, 예의상 레오리오! 한 번 불러주고 대결 끝날 때까지 코빼기도 안 비치더니 나중에 다급하게 달려왔다.
그렇게 가버린 심경을 조금이라도 알려줬으면 이렇게 의문스럽진 않았을 거다. 일말의 설명 없이 돌아와놓고, 이후에 진지하게 히소카가 곤, 레오리오 너희를 인정한 거 아니냐면서 말 늘어놓는데 ㄹㅇ뭐 하는 놈인가 잠깐 생각함 내가 애니만 본 거라 만화에선 비하인드가 더 있는진 모르겠는데, 있었으면 좋겠다 싶다. 그래도 나 크라피카 좋아합니다…
어찌 됐든 히소카와 싸우느라 일행을 놓쳤던 곤, 크라피카도 레오리오의 향수 냄새 덕분에 2차 시험 장소에 도착해 무사히 1차 시험을 통과하게 된다. (키르아는 성실하게 일행 잘 따라갔고, 레오리오는 히소카가 대결 후 애프터 서비스로 데려가 줌) 생각보다 말이 길어져서 2차 시험 후기는 다음 편에 계속,,,